원문: David Roden. "Sonic Art and the Nature of Sonic Events". Rev.Phil.Psych. (2010) 1:141–156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3164-009-0002-7
초록
전자음악의 선구자인 피에르 쉐퍼(Pierre Schaeffer)와 같은 음악가 및 이론가들은, 새로운 오디오 기술의 산물이 소리 경험으로 하여금 인과 관계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또는 시적 공명을 성취할 수 있는 장치로 간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음향적 예술(Sonic art)과 관련된 청취 경험은 '어쿠스마틱(acousmatic)'한 것이다. 여기서 소리 생성 과정은 경험 자체를 설명하거나 이해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 논문에서 나는 청각 경험의 적절한 현상학이 소리 생성의 메커니즘을 참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변호할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위치지어진 사건으로서의 소리의 현상학, 그리고 그러한 사건의 시간적 발전의 특징으로서 청각적 속성에 관한 물리주의적 설명에서 따라나옴을 보일 것이다.
1. 서론
지난 100년 동안 음악 수행은 음향 자료나 음악적 사건을 더 빠른 속도로, 그리고 음향적 실재에 대한 더 높은 추상화 수준과 더불어 수행할 수 있는 기술에 의해 변형되었다. 이러한 도구는 전통적인 '격자(lattice)' 내의 음높이 관계, 고조파 구조 또는 상대적 시간값과 같은 통제(regimentation)에 저항하는 소리의 '음색적(timbral)' 측면에 대한 이론적이고 구성적인 강조를 자극했다.¹ 예를 들어, 전통적인 구성은 개별 음높이 또는 시간의 순열을 사용하는 반면, 디지털 신디사이저를 사용하면 단일하게 개발되는 소리의 스펙트럼 변환으로 구성된 작품을 만들 수 있다(Wishart 1966). 이후 테이프 녹음과 디지털 샘플링은 전통적인 서양 음악 관행의 형식주의와 음악, 조형 예술 또는 영화와 같은 예술적 장르 간의 경계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음향 자료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새로운 '음향적 예술(sonic art)'에 대한 수많은 비판적이고 철학적인 반응이 있었다. 틀림없이, 현재 전자 음향 음악에 관한 문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접근 방식은 피에르 쉐퍼의 작업에서 제안된 소리-객체에 대한 현상학적 설명이다. 셰퍼는 새로운 오디오 기술을 '느낌을 위한 기계'로 간주하며, 소리를 인과적 원인으로부터 분리하여 새로운 음악적 또는 시적 공명을 달성하는 것으로 본다(Dack 1994).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음향 예술에 적합한 청취 방식은 '어쿠스마틱' 또는 '축소된' 청취이다. '어쿠스마틱'이라는 용어는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이 그의 말 뒤에 있는 인격보다는 그의 말의 내용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가림막 뒤에서 강의하는 유명한 관행을 암시한다(Scruton 1997). 셰퍼에게 라디오 및 아날로그 녹음과 같은 기술은 소리를 듣는 것과 물리적 또는 환경적 원인 사이의 의도적인 연결을 끊는다. 후자는 미학적 영향에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셰퍼는 어택(attack)이나 온셋(onset) 없이 종소리를 녹음한 방법을 설명한다. 그는 '타격이 없는 종은 오보에가 된다'라고 쓴다. 소리의 시간적 포락선(envelope)을 변경하는 것은 그것의 인과적 기원을 모호하게 하고, 따라서 인과적으로 구별되는 종류의 음향적 사건 사이의 숨겨져왔던 유비를 드러낸다(아래 3장 참조). 셰퍼에게 소리 객체는 청각적 경험에 대한 추정적 원인이 아니라, 들려진 그대로의 소리다. 셰퍼적 소리 객체는 의도적 참조로부터 벗어나 물리적 소리 사건, 물리적 속성 또는 소리 생성의 기계적 과정을 통해 정화된 청각적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소리 객체(l’objet sonore)"의 미적 관조가 마찬가지로 주관적 소여라는 추정적 영역에 대해 닫혀 있고, 소리 생성의 물리적 또는 기술적 측면에 대한 정보를 끌어오거나 그것에 기여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Schaeffer 1966).
셰퍼가 제공하는 설명의 결정적이고 실용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그러나 이어서 나는 소리의 분석적 형이상학에서 최근 몇 가지 개념을 발전시키는 대안적인 존재론적 틀을 제안한다. 내 주장은 청각의 현상학과 인식론이 위치지어진 물리적 사건(located physical events)의 존재론을 선호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로베르토 카사티(Roberto Casati)와 제롬 도킥(Jérôme Dokic)이 그들의 저서 <소리의 철학(La philosophie du son)>에서 제안한 위치 사건 이론(이하 LET) 판본은 2장에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3장에서 나는 LET에서 소리의 현상적 특성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그러한 특성에 관해 물리주의적 개념을 허용하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 나는 우리의 음향적 예술의 경험에 의해 제시된 LET에 대한 몇 가지 어려움을 고려하고 이를 이러한 현상학적 사실과 조화시키려고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 알고리즘 음악의 현상학, 그리고 그것과 경쟁하지만 경험적으로는 상응하는 소리에 대한 형이상학적 관점의 존재가 소리 사건의 위치와 특성에서 소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드러내는지의 여부를 고려한다.
2. 위치지어진 사건
창 밖 거리에서 발소리, 멀리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 밤에 개 짖는 소리를 들을 때, 내가 듣는 것은 나의 귀 너머의 공간에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일부 철학자들은 청각적 위치의 이러한 일상적인 현상학을 인용하여 음향학 및 심리음향학 교과서에 종종 함축되어 있는 소리의 형이상학을 거부해 왔다. 니콜라스 불롯(Nicolas Bullot), 로베르토 카사티, 제롬 도킥 그리고 마우리치오 기리(Maurizio Giri)에 따르면 이것은 두 가지 주요한 형태로 나타난다: 소리가 청각 체계에 의해 생성된 비재현적 감각 또는 감각질이라는 '근위 이론(proximal theories)', 그리고 음향 에너지의 전송과 소리를 동일시하는 '매개 이론(medial theories)'이 그것이다.
대조적으로 불롯(Bullot) 등은 소리가 일반적으로 들리는 곳에서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공간에 위치한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움직이는 소리를 듣는다.⁴ 때때로 다른 소리에 의해 가려지면, 우리는 소리를 잘 못듣거나 불분명하게 듣는다. 우리는 우리가 움직이는 세상을 통해서 소리를 경험한다. 청각적 객체는 공간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경험되기 때문에, 그것을 공간에 위치시키는 이론만이 현상학에 참일 수 있다.
그들은 이 견해가 소리를 공명하는 물체의 진동으로 보는 것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소리의 철학>에서 카사티와 도킥이 지적한 것처럼, 이는 감각 자료와 같은 정신적 매개체에 대한 거부를 간접적 지각 이론과 조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소리를 통해 물체의 속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소리는 소리가 발생하고 그것의 특성이 의존하는 사물의 물리적 배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지각적 매개체이다.